내가 복용하는 약이 내몸속 필수 영양소 도둑, 드럭머거 (Drug Muggers)

오늘날 현대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약을 많이 소비한다.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복용하는 약이 오히려 영양소를 빼앗는 경우가 있다. 적정 복용량을 지켜도 장기간 약을 복용하면 영양소를 빼앗길 수 있다. 약은 우리 몸에서 대사되면서 몸속 영양소를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거나, 합성되지 못하게 막는다.대부분의 약물이 몸속 비타민·미네랄 같은 주요 영양소를 고갈시킨다.

국내 노인 10명 중 6명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3개 이상 앓고 있고, 이에 따라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는 1일 평균 5.3개나 된다.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드럭 머거(drug muggers·영양소를 빼앗는 강도질을 하는 약)'라는 개념이 생겼고, 의사, 약사 등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늘었다.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몸속 영양소가 고갈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뇨제(고혈압약) 장기 복용 환자의 98%가 비타민B1이 결핍돼 있었고(캐나다 오타와병원, 2003), 스타틴(고지혈증약) 장기 복용 환자의 체내 코엔자임Q10양은 16~54% 감소됐으며(미국 예일대, 2007), 메트포르민(당뇨병약) 장기 복용 환자 30%의 체내 비타민B12양은 14~ 30% 감소됐다(미국 미시건대, 2014)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드럭머거(Drug Mugger)란?

드럭(Drug)은 약, 머거(Mugger)는 도둑이라는 뜻입니다. 즉 약이 내 몸의 영양소를 훔쳐 간다는 말인데요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이 인체에 작용하면서, 필수적인 영양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드럭머거는 인체에서 비타민, 미네랄, 호르몬 등 물질을 고갈시키는 약물과 그에 준하는 모든 요인을 포함한다.

드럭머거는 몸이 약의 유효성분을 분해, 흡수, 배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약이 영양소를 빼앗아가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약효를 발휘하기 위해 우리 몸의 영양소를 사용하는 경우. 둘째, 우리 몸의 영양소를 직접 파괴하는 경우. 셋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는 경우다. 어떤 경우에서든 드럭머거가 빼앗아 가는 영양소를 평소보다 많이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종류별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있다. 각각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마다 고갈되는 영양소가 다르다.

1. 위산억제제 복용할 경우

위염약인 위산억제제는 위벽에서 산(酸)을 분비하는 펌프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인데 칼슘, 엽산, 철, 비타민 D 및 B12를 포함한 많은 영양소 수치를 낮춘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음식을 통해 들어오고, 그 음식은 위산에 의해 분해돼야 영양소를 우리 몸에 흡수시킬 수 있다. 그런데 위산억제제로 위산이 줄어 들면 대부분의 영양소가 몸에 흡수가 안 광범위한 영양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어 빈혈, 영양결핍, 근육약화, 뇌기능 저하 등 포괄적 질환의 상태로 진행되기 쉽다. 위산이 억제되면 음식으로 들어오는 유해균이 파괴되지 않고 장에 도달하기 쉬워 유산균 제품을 따로 챙겨먹는 것도 좋다.

2. 고혈압약 복용할 경우

혈압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였을 경우 칼슘, 마그네슘, 칼륨, 아연 등의 미네랄이 몸속에서 부족해지고 멜라토닌과 비타민 B1 의 영양소가 부족해지게 되며 코엔자임Q10 등도 고갈되게 된다. 이런 영양소의 장기적인 부족으로 인해 노화, 피로, 심부전, 골다공증, 신기능 장애, 성기능 저하, 근육 저림 등의 이차적인 신체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다른 질병으로 진행 되게 되는 것이다.

고혈압약으로 쓰는 이뇨제는 소변량을 늘려 혈액량을 줄게 해 혈압을 낮춘다. 그런데 소변량이 늘면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1이 몸 밖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비타민B는 포도당을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는 필수 성분이데, 이것이 부족해지면 에너지를 충분히 만들 수 없어 체력이 떨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젖산, 피루브산과 같은 산성 물질 농도가 쉽게 증가해 무기력증이나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3. 결핵약 복용할 경우

결핵약을 복용할 때 반드시 피리독신(비타민 B6) 영양소를 같이 처방하는 이유도 결핵약에 의한 드럭 머깅 효과로 피리독신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본다면 피리독신이 부족해지면 세로토닌 등 호르몬계 부조화로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느끼게 되고, 적혈구에 영향을 미쳐 만성적 빈혈상태 유발이 되기도 한다.

4. 경구피임약 복용할 경우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비타민B군, 비타민C, 셀레늄, 칼슘, 마그네슘, 아연, 엽산 등이 고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미네랄이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과 비타민C를 보충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비타민C는 1000mg 이상 고함량으로 먹지 않는 게 좋고, 시간 간격을 두기 위해 아침에 약을 드셨다면 저녁에 비타민C를 복용하길 추천합니다.

5. 항생제 복용할 경우

항생제의 경우 비타민B군, 칼슘, 마그네슘, 철분, 유산균 등을 고갈시킬 수 있는데, 주로 어린아이들이 항생제를 먹고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항생제가 장내의 유익한 균까지 죽여서 장내 환경을 악화시키기 때문인데요. 항생제를 오래 먹어야 한다면 유산균 보충을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6. 고지혈증약 복용할 경우

고지혈증 약을 장복하면 코엔자임 Q10이 줄어듭니다.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의 약물은 간에서 지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효소의 활동을 억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문제는 코엔자임 Q10도 콜레스테롤과 같은 경로로 합성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스타틴’을 장기간 복용하면 콜레스테롤과 함께 코엔자임 Q10의 체내 합성도 억제됩니다.코엔자임 Q10이 부족해지면 심장에 영향을 줍니다. 신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심장의 근력이 떨어져서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고지혈증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은 코엔자임 Q10입니다.

7. 당뇨병약 복용할 경우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메트포르민’ 계열 약물을 장복하면 체내의 비타민 B12가 줄어듭니다. 메트로포민은 포도당의 생산 및 흡수를 차단해 혈당을 낮추는 작용합니다. 동시에 장 내부 표면에 달라붙어 포도당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2의 체내 흡수도 함께 방해합니다.당뇨약의 장기적인 복용으로 비타민 B군들의 영양소가 없어지게 되면 빈혈, 손발저림, 혈관염증진행, 근육통, 우울증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마무리

약에 의한 영양소의 결핍이 무조건적인 것도 아니고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반드시 어떤 질병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드럭머거에 대한 내용은 내가 어떤 약을 먹을 때 어떤 것을 더 챙겨 먹으면 좋을지 참고하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특정 약에 대응되는 영양소가 한 가지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본인이 복용하는 약의 종류와 만성질환에 따라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때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 미네랄이 함께 든 종합영양제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